radio pyongyang : commie funk and agit pop from the hermit kingdom
select 2007/09/10 20:17 |일본에서 간행된 책을 그대로 번역한 '도쿄 음악문화여행 450곳'에는 놀랍게도 북한음악전문점에 대한 소개가 있습니다. 일본
문화예술계에서 활동하는 조총련계가 제법 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북한 음반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레코드점이 있다는건 일본 음반 시장이 얼마나 다양성이 존중되고 있는 곳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고
부러워하게 해줍니다. 흑. 여기서 잠시 북한음반점문점 소개 페이지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을 옮겨보겠습니다. '비평이 없는 곳에
문화는 없다고 하지만, 북한 예술은 실체가 어떠하든 다른 사람이 보면 훌륭한 문화이다. 일사불란한 매스게임, 어린 소년 소녀의
훌륭한 합창, 그리고 기쁨조의 특이한 무용. 모두 원래 존재했던 조선의 예술을 정치체제에 맞춰 개량한,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다. (중략) 지금 일본과 큰 차이가 없는 한국의 가요가 싫증났다면, 이런 음악을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the sun city girls의 alan bishop이 설립한 sublime frequencies 레이블은 설립이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극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제 3세계 음악들을 컴파일해 발매하고 있습니다. 그 중 'radio pyongyang: commie funk and agit pop from the hermit kingdom'은 sublime frequencies에서 작년에 발매한 radio 시리즈 중 하나로, 홍콩에서 북한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christiaan birant가 직접 컴파일 했습니다. (이 사실이 정확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혹 정정할 내용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그전에 발매된 음반으로는 radio java, radio sumatra, radio palestine, radio morocco 등이 있구요. 당신이 몇번이나 지구본을 돌려도 찾기 힘든 나라에서도 훌륭한 음악은 존재하고 있고, sublime frequencies 레이블의 radio 시리즈는 폐광속에 숨겨진 보물같은 이 음악들을 발굴해내어 그 사실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습니다.
'radio pyongyang'은 그 의미 그대로 정말 잘 만들어진 음반입니다.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을 결사 홍위하리라'라는 멘트로 시작하는 motherland megamix부터 한치의 틈도 찾아볼 수 없는 잘 짜여진 연주와 합창, 온힘을 다해 말하는 것처럼 보이는 멘트 그리고 이 모든것들을 여백없이 잘 조합해낸 christiaan birant의 컴파일까지. 무엇보다 '도쿄 음악문화여행 450곳'에 실린 글처럼 '지금 일본과 큰 차이가 없는 한국 가요'에 비해 이 음반은 어느 나라의 음악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유니크함을 담고 있습니다. 순수하게 음악적인 면으로는 그렇습니다. 저는 음반이라면 그 어떠한 것이라도 우리에게 말을 건내려 한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그 말하려는게 이 음반 좀 많이 팔아줘, 라 할지라도) 그리고 진지한 리스너라면 음반이 건내는 메세지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하는게 음악에 대한 예의일 것입니다. 이 음반을 컴파일한 christiaan birant는 이 음반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 했을까요. 그 의도가 무엇이었던간에 우리 입장에서 본작 중간중간 삽입된 조금 위험한 (6.25가 남한과 미군의 선제공격으로 벌어진 전쟁이라는) 다이얼로그와 너무 뚜렷해 오히려 그냥 지나치기 쉬운 메세지는 음악적인 면으로는 너무도 훌륭한 본작을 쿨하게 즐기기에는 좀 찜찜하게 하는게 사실입니다. 잠시 다른 얘기 좀 하자면, 오늘은 임시휴일이어서, 매일마다 휴일인 수험생을 가장한 백수 신분이긴 하지만 그래도 왠지 휴일기분이어서, 오랜만에 서울시청광장에 소풍을 나갔습니다. 시청광장 한쪽에는 어느 예쁜 여자들과 외국인들이 몰려있어서 잠시 구경했는데 그들은 모두 link라 쓰여져 있는 그들의 미모와는 어울리지 않는 못생긴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습니다. 그들 중 몇명은 목에 피켓을 걸고 있었어요. 그 피켓의 내용은 북한내 어린이들의 인권문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들은 미주 한인 2세 대학생으로 구성된 북한인권모임 link(liberty in north korea)더군요. 정작 우리가 정치와 이념문제에 휘둘려 간과하고 있던 것들을 재외자인 그들이 알게 해준 것입니다. 그리고 그 덕에 가급적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쿨하려는 저이지만 (여기서의 쿨은 핫의 반대되는 의미로의 쿨입니다.) 이 음반에 실린 음악들이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이 음반을 들으면서 같이 생각해 주세요. 그렇게 의미 없는 일만은 아닐겁니다.
괜 히 저답지 않게 진지해졌는데, 사실 짖궂은 유머를 사랑하는 저는 휴가나와 처음 이 음반을 들으면서 이 음반을 가져가 내무실, 아니 이제는 생활관이지, 아무튼 그곳에서 크게 틀어대면 재밌겠다는 생각따위나 했답니다. 존나 개념없는 짓이기는 하지만 인터넷을 통하면 어디서라도 구입할 수 있는 음반인데 딱히 안될 것도 없잖아요. 군대는 그 안될 것 없는 것이 안되는 곳이지만. 아무튼- 이 음반에 대한 자료를 검색하다 북한음악을 들을 수 있는 사이트를 발견했습니다. 탈북자동지회가 바로 그곳인데요. 이곳의 자료실에 있는 북한가요를 클릭하면 이 음반에 실린 것과는 성격이 좀 다르지만 그래도 쉽게 접하기 힘든 북한가요를 들을 수 있습니다. 주변에 전쟁때 이북에서 내려오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다면 들려드리면 좋아하실 듯 싶네요.
괜 히 골치아픈 문제가 생길까봐 곡을 올리지 말까 고민했는데, 개중 가장 사상적인 면에서 가장 양호한 'commie funk'를 골라 올립니다. 이 음반을 처음 들려준 s군이 일을 하는 p모 레이블에서 본 앨범을 수입할까 3초정도 고민하다 역시 골치아픈 문제가 생길까봐 수입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구하려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구해 들어보세요. 어떻게요? 바로 여러분이 알고 계신 그 경로로요! 안녕.
* '사랑과 웃음의 밤'에 2006년 6월 1일에 포스팅한 글입니다.
the sun city girls의 alan bishop이 설립한 sublime frequencies 레이블은 설립이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극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제 3세계 음악들을 컴파일해 발매하고 있습니다. 그 중 'radio pyongyang: commie funk and agit pop from the hermit kingdom'은 sublime frequencies에서 작년에 발매한 radio 시리즈 중 하나로, 홍콩에서 북한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christiaan birant가 직접 컴파일 했습니다. (이 사실이 정확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혹 정정할 내용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그전에 발매된 음반으로는 radio java, radio sumatra, radio palestine, radio morocco 등이 있구요. 당신이 몇번이나 지구본을 돌려도 찾기 힘든 나라에서도 훌륭한 음악은 존재하고 있고, sublime frequencies 레이블의 radio 시리즈는 폐광속에 숨겨진 보물같은 이 음악들을 발굴해내어 그 사실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습니다.
'radio pyongyang'은 그 의미 그대로 정말 잘 만들어진 음반입니다.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을 결사 홍위하리라'라는 멘트로 시작하는 motherland megamix부터 한치의 틈도 찾아볼 수 없는 잘 짜여진 연주와 합창, 온힘을 다해 말하는 것처럼 보이는 멘트 그리고 이 모든것들을 여백없이 잘 조합해낸 christiaan birant의 컴파일까지. 무엇보다 '도쿄 음악문화여행 450곳'에 실린 글처럼 '지금 일본과 큰 차이가 없는 한국 가요'에 비해 이 음반은 어느 나라의 음악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유니크함을 담고 있습니다. 순수하게 음악적인 면으로는 그렇습니다. 저는 음반이라면 그 어떠한 것이라도 우리에게 말을 건내려 한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그 말하려는게 이 음반 좀 많이 팔아줘, 라 할지라도) 그리고 진지한 리스너라면 음반이 건내는 메세지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하는게 음악에 대한 예의일 것입니다. 이 음반을 컴파일한 christiaan birant는 이 음반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 했을까요. 그 의도가 무엇이었던간에 우리 입장에서 본작 중간중간 삽입된 조금 위험한 (6.25가 남한과 미군의 선제공격으로 벌어진 전쟁이라는) 다이얼로그와 너무 뚜렷해 오히려 그냥 지나치기 쉬운 메세지는 음악적인 면으로는 너무도 훌륭한 본작을 쿨하게 즐기기에는 좀 찜찜하게 하는게 사실입니다. 잠시 다른 얘기 좀 하자면, 오늘은 임시휴일이어서, 매일마다 휴일인 수험생을 가장한 백수 신분이긴 하지만 그래도 왠지 휴일기분이어서, 오랜만에 서울시청광장에 소풍을 나갔습니다. 시청광장 한쪽에는 어느 예쁜 여자들과 외국인들이 몰려있어서 잠시 구경했는데 그들은 모두 link라 쓰여져 있는 그들의 미모와는 어울리지 않는 못생긴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습니다. 그들 중 몇명은 목에 피켓을 걸고 있었어요. 그 피켓의 내용은 북한내 어린이들의 인권문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들은 미주 한인 2세 대학생으로 구성된 북한인권모임 link(liberty in north korea)더군요. 정작 우리가 정치와 이념문제에 휘둘려 간과하고 있던 것들을 재외자인 그들이 알게 해준 것입니다. 그리고 그 덕에 가급적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쿨하려는 저이지만 (여기서의 쿨은 핫의 반대되는 의미로의 쿨입니다.) 이 음반에 실린 음악들이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이 음반을 들으면서 같이 생각해 주세요. 그렇게 의미 없는 일만은 아닐겁니다.
괜 히 저답지 않게 진지해졌는데, 사실 짖궂은 유머를 사랑하는 저는 휴가나와 처음 이 음반을 들으면서 이 음반을 가져가 내무실, 아니 이제는 생활관이지, 아무튼 그곳에서 크게 틀어대면 재밌겠다는 생각따위나 했답니다. 존나 개념없는 짓이기는 하지만 인터넷을 통하면 어디서라도 구입할 수 있는 음반인데 딱히 안될 것도 없잖아요. 군대는 그 안될 것 없는 것이 안되는 곳이지만. 아무튼- 이 음반에 대한 자료를 검색하다 북한음악을 들을 수 있는 사이트를 발견했습니다. 탈북자동지회가 바로 그곳인데요. 이곳의 자료실에 있는 북한가요를 클릭하면 이 음반에 실린 것과는 성격이 좀 다르지만 그래도 쉽게 접하기 힘든 북한가요를 들을 수 있습니다. 주변에 전쟁때 이북에서 내려오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다면 들려드리면 좋아하실 듯 싶네요.
괜 히 골치아픈 문제가 생길까봐 곡을 올리지 말까 고민했는데, 개중 가장 사상적인 면에서 가장 양호한 'commie funk'를 골라 올립니다. 이 음반을 처음 들려준 s군이 일을 하는 p모 레이블에서 본 앨범을 수입할까 3초정도 고민하다 역시 골치아픈 문제가 생길까봐 수입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구하려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구해 들어보세요. 어떻게요? 바로 여러분이 알고 계신 그 경로로요! 안녕.
* '사랑과 웃음의 밤'에 2006년 6월 1일에 포스팅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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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t
& paste. 필자의 이름 우에에에의 첫번째 '에'를 걸고 장담하건데, 이 용어는 90년대 중반 이후 부작용이
걱정스러울 정도로 남용되었다. 처음엔 팝칼럼니스트들이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칸을 채우는 용도로 쓰기 시작했고, 그리고 새로운
조류에 기대어 음반을 팔아치워야하는 업자들에 의해, 그후엔 음악에 대해서 논하기 좋아하는 매니아들이, 이제는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에 실릴정도로 대중들에게도 널리 쓰이고 있다. 그 용어가 그만큼 널리 쓰이게 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그 이유는 이 용어가 음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왔기 때문일텐데, 기존 음악의 패러다임은 아무도 음악이 어디에서 오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음악은 우뇌에서, 심장에서, 발뒤꿈치에서, 남자의 경우는 고환에서, 여자의 경우는 자궁에서, 혹은 외계에서
올 수도 있었다. 즉 그것은 일종의 무기질과 같은 형태로 존재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뮤지션들은 술을 마시고 약을 하고 혹은
섹스를 하며 음악이 오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새로운 cut & paste라는 패러다임은 무기질이었던
그것을 유기질로 바꾸었다. LP, tape, radio, TV 등 우리주위에 존재하는 모든 소리에서 음악이 탄생하기
시작한것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근간이 된것은 favorite의 의미로, respect의 목적으로, 혹은 그것이 MDM만큼이나
최고이기 때문에 5,6,70년대의 funk/soul/jazz/psychedelic rock 과 같은 장르의 45회전 7인치 LP
single이었다. 이것은 많은 것을 시사하는데, 그전의 패러다임에 있던 음악들이 분명 과거와 연결되어있기는 하나 그 고리가
명확하지 않았던것에 비해, 인터넷이 공간의 경계를 허물어 한국에 있는 우리들도 우르과이에 사는 여자의 음모의 색깔이 무엇인지조차
확인할 수 있게 된것처럼, cut & paste는 과거의 음악과 현재의 음악사이에 건실한 연결고리를 만든 것이다. 하지만
그것들은 뭐가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마구잡이로 잘라지고 변형되어 붙여졌기에 건실한 연결고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결고리의
맞은편에 있는것과는 매우 다른 새로운 것이었다. 아울러 그것은 유기질이기 때문에 한정되어있고, 남이 먼저 써버린 후 자신도
그것을 쓰면 조금 쪽팔리기 때문에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한 뮤지션들은 더이상 방탕한 생활을 하지 않고, 남들이 찾지 못한 새롭고
희귀한 LP를 찾기 위해 근면한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음악을 창작하는데 있어 이전과는 다른 태도를 의미하는데,
그것은 음악 자체에 대한 깊은 애정이다.
'endtroducing'
은 기존의 모든 룰을 바꾸어놓았다. 필자는 이 사실을 우에에에의 두번째 '에'를 걸고 장담하는 바이다. 여기서 MDM 2월호
reader's page에 실린 나우누리 디제이쉐도우 팬클럽 운영진 김민씨의 고백을 들어보자. "난 endtorudcing을
듣고 쉐도우가 미친놈이라 생각했다. 대체 어떻게 이런걸 음반으로 낼 생각을 할 수 있었단 말인가."100% 샘플링. jazz,
funk, soul, psychedelic rock, ambient, techno 를 넘나드는 신디크로프드의 넓적다리만한
스케입의 사운드. 그건 일종의 전복, 쿠데타, 아니 혁명이었다. 그리고... 사실 이 음반은 그가 afrika
bambaataa, marley marl, grandmaster flash 등 올드스쿨힙합 - 디제잉이 중심이되었던 순수한 힙합
시대의 선지자들에 대한 진심어린 존경과 함께 "내가 하고 있는것은 단지 힙합일 뿐이다'라고 증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음악씬의
무지한 권력계층인 평론가들에 의해 당시 페스트균처럼 창궐하던 trip-hop이라는 카테고리의 첨병처럼 인식되어지곤 했다. 하지만
trip-hop이라는 단어가 백신의 발명으로 멸종해버린 페스트균처럼 사어가 되어린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이 음반은 당시
베이에리어를 근거지로 조금씩 싹트고 있던 turntablism 더 나아가서는 underground hiphop씬을 수면위로
부상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했다고 보는게 옳다. 물론 underground hiphop도역시 AIDS처럼 근래들어 유행하고있는
트렌디워드이기는 하지만, 당신이 역동의 세월을 지나온 흑인음악과, 그것의 위대함에 무릎꿇고 무한한 존경심을 표하며 온건한
모습으로 그것을 지키려는 자들의 깊은 애정을 이해한다면 단지 위 단어가 급조된 유행어만은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본작의 'why hiphop sucks in '96'에서의 답변은 시사하는 바가 큰데, 그의 pure hiphop에 대한 애정은
그가 조직한 solsides, 현재는 quannum 크루의 작업물에서도 역력히 드러난다. 이에 대해서는 페이지를 넘겨 그것에
관한 기사를 읽어보세요. 그 후 악덕기업 ebay에 수수료까지 지불해가며 비싼값으로 그의 거의 한정반으로 발매된 초기 레어작들을
구입했을 이들에게는 큰 허탈함을, 그러지 못한 대부분의 팬들에게는 큰 기쁨을, dj shadow라는 네임밸류에 크게 힘입고 있던
mo'wax 레이블에게는 큰 돈을 쥐어주었을 그의 초기작품집 'preemptive strike'와 afrika
bambaataa의 'death mix'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그의 태도 혹은 취향을 다시 한번 선언함과 동시에 언제나 2%
부족한 목마른 팬들에게 선사하는 귀여운 서비스 'camel bobsled race (q-bert mix)'를 이후로 온전히 그의
이름만 박힌 앨범은 한동안 발매되지 않았다.
그
후 그는 자신과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는 이들과 파트너쉽을 다지는데 주력한다. 그 중 첫번째는 James lavelle의
프로젝트 UNKLE. 아마 많은 분들이 channel V와 같은 음악채널에서 싱글커트되었던 'rabbit in your
headlights'의 MV에서 앙상한 몰골의 주인공이 차에 치이는 장면을 한국 여고생이 아담을 보는 횟수만큼이나 많이
보았을것이라 생각하는데. 그건 이 앨범이 그만큼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걸로 해석해도 좋을 것이다. 사실 UNKLE은 시작부터 큰
기대를 불러 일으켰는데, 그 이유는 dj shadow와 james lavelle의 프로젝트라는 점도 있지만, 떡보다 남자라는
일본 속담처럼 게스트 진용이 화려했기 때문이다. UNKLE에 참여한 게스트는 여러각도에서 분류가 가능하다, 과거의 스타 -
kool g. rap, 현재의 스타- thom yorke, richard ashcroft, 미래의 스타 - badly drown
boy. 혹은 영국의 주류음악 - british rock, 미국의 주류음악 - hiphop. 이렇듯 당시의 대중 음악계를
게걸스럽게도 통째로 집어삼키려했던 프로젝트 UNKlE.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작의 미덕은 단지 그것에 막연히 기대지 않은 채
자신들의 스타일을 지키며 적절한 컨트를를 이룬 것이다. 그들은 사람들의 높은 기대치에 충분히 만족할만한 음악으로 보답했다.
(수퍼프로젝트에 있어서 사람들의 기대치를 배신하기가 얼마나 쉬운가에 대한 적절한 예로는 Gorillaz가 있다.) 대단한 성공을
거둔 UNKLE 이후 그는 그 성공을 지키기 위한 노력보다는 꾸준히 새로운 실험을 하는데 몰두하는데, 그 결실이 이제는 전설이
되버린 cut chemist와의 함께 작업한 'brainfreeze'와 'product placement'다.
cut
chemist와 dj shadow는 유사한 점이 많은데, 둘 다 45회전 rare funk/soul single의 광적인
컬렉터라는 점. 베이에리어를 주축으로 한 underground hiphop 씬의 중심이 되는 백인 DJ라는 점. 그리고 서로
모르게 Double Dee & Steinski의 'lession 1,2,3'를 바탕으로 'lession 4'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 후 그들은 각자 'lession 4'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함께 'lession 5'를 만들기로 약속했다고
하나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위 두 음반을 통해 함께 작업하기에 이른다. 그것이 'brainfreeze'와 'product
placement'는 라이브를 바탕으로 한 dj mix 음반이다.
되는
두개의 믹스트랙에 총 129개의 funk, soul, krautrock, movie dialogue 45회전 싱글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잠시 눈을 감고 상상해보라, 단 두사람이 60분동안 1분에 2개 정도의 각기 다른 음원들을 실시간으로 믹스하는 광경을.
많은이들이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이 광경을 그들은 음반을 통해 그리고 총 7회로 진행된 product placement tour를
통해 완벽히 재현해낸 것이다. 'brainfreeze'와 'product placement'는 거장 turntablist 두명이
뭉쳤다는 사실과 음악 내적으로도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지만, 음악 외적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는데, 이 음반들이 지극히 인디적인
방법으로 소량 제작되었고, 그것들은 투어를 통해서만 판매되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그들이 뮤직 비지니스와 프레스의
스포트라이트에서 한걸음 물러서 음악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의지의 발현으로 보인다. 실제로 dj shadow는 최근 인터뷰에서
프레스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와 음반의 프로모션을 위해 거대한 관중이 응집한 페스티발에서 디제잉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런면에서 이들의 작업은 분명 의미있는 것이기는 하나, 전세계에 널리 분포되어있는 그들의 팬 혹은
wannabe DJ들에겐, 특히 그 모든 혜택에서 항상 변방에 있을 수 밖에 없는 한국의 팬 입장에서는 조금 불만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누군가 불만을 품고 고의로 '이 모든것은 ebay가 마이크로칩으로 그들을 조종한 결과다' 라는 음모론을 펼쳐도
납득할 수 없는 일만은 아닐 것이다.
현
시점에서 'private'라는 단어는 어딘가 의미심장해 보인다. 그러고보니 얼마전에 발매되었던 곤충소년윤키의 'mexican
vacation'의 첫번째곡과 마지막 곡에서도 'private'이라는 단어가 쓰였고 그 단어는 그 음반의 성격에 비추어 그
음반을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단어였다. e모씨의 표현을 빌어 '모던락을 대학원 박사과정화 시키려는 국적없는평론회'라면 이는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서구사회를 중심으로 급속히 진행된 탈-집단주의와 개인적 이념과 사상을 존중하는 사조의 발달이
어쩌구절씨구하겠지만, 필자는 이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고, 다만 분명한건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들어 음악이라는건 대단히
개인적인 경험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우리 시대에 anthem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해도 좋을
것이다. 우리는 kill rock star라는 말조차 무색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cut & paste라는
방법론은 얼마나 개인적인 작업인가. 그것은 기존에 존재하던 음악을 개인적인 취향과 우연적, 개인적 경험을 통해 수집하고, 그것을
침실이라는 개인적 공간에서, 개인적인 감정과 의미를 담아내는 것이 아닌가. 아울러 본 타이틀은 분명 소포모어 징크스라는 수식을
덧붙이며 그의 작업을 평가하려는 필자와 같은 이들에 대한 항변이자, 그가 뮤직비지니스의 중심에서, 그리고 투어에서 느낀 불편함과
공포를 드러낸게 아닌가 싶은데, 실제로 dj shadow는 본 작업에 대한 영감의 대부분을 99년에 행했던 투어에서 얻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본작은 intro는 '451 commercial avenue, apartment k, richmond,
california, september 9..'를 읊는 여성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이것은 진정한 의미의 최후의 private
press인데, 실제로 30-50년대 사이 미국에선 다른이에게 보낼 편지를 컷팅해주는 샵이 존재했다고 한고 이것은 그곳에서
컷팅된 엘피라고 한다. 이 시점에서 우에에에의 세번째 '에'를 걸어야 할때가 왔다. 이 음반을 듣는 최고의 방법은 단지 이
음반을 최대한 개인적으로 듣는 것이다. 당신이 프로듀서 지망생이라면 'monosylabik', ''와 같은 곡에서의 비트메이킹과
'blood on the motoway'와 같은 곡에서의 샘플 운용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고, (실제로 국내의 한 프로듀서의
고백에 의하면 이 음반은 테크닉적 측면에서 여태껏 나온 것중 최고라고 한다) 당신이 디제이 지망생이라면 ' (Shadow,
Cutchemist, Numark playing live'를 들으며 스킬을 연구해보는 게 좋을 것이다. 혹은 당신이 단지 그냥
평범한 음악팬이라면 애인에게 버림받은 날 'the 6 day war'를 들으면 절망적인 무드를 즐기는것도 나쁘진 않은 선택이다.
이도저도 아니라면 그냥 이게 dj shadow의 음악이구나 하면서 그날 술자리에서의 화제로 삼아도 좋다. 그가 'you
can't go home again'에서 가을저녁노을의 고즈넉한 분위기의 simon & garfunkel의 'el
condo pasa'의 기타인트로를 댄스플로어를 위한 기묘한 분위기의 주변음으로 인용한것처럼, 당신도 최대한 개인적인 마인드로
이 음반을 받아들이고 재해석하고 즐겨라. 어쩌면 dj shadow는 'endtroducing'의 음악 만들기의 혁명 이후,
'private press'에서 음악 듣기의 혁명을 꾀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맞아요. 트렌드를 쫓다보니 유니크니스를 잃어버렸죠.
..라고 해도, 이거 듣자니 참 웃음보가 터져서, 아으.
귀만은 공평하게 살아가고 싶었는데, 모르는새에 그게 안되게 되어버린건지도.
저는 정치적 공정성, 이런것보다 편애/편견/선입관 같은 것들을 지지하는 사람이라서. 웃으면서 즐기셔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